2024년 성령강림대축일 젊은이 피정 후기
5월 18일~19일, 1박 2일 동안 우리 도미니코회 봉쇄 수도원에서 젊은이 피정을 하였습니다.
중간에 취소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올해는 다른 해보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참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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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정 전부터 문자로 9일기도 메세지를 보내며 모두 함께 기도로 피정을 준비하였지요.
서울, 인천, 수원, 광주, 대구 전국 각지에서 모인 젊은이들은 처음엔 조금 서먹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오리엔테이션에서 각자 자기 소개와 ‘명찰 만들기’, 말씀 뽑기, 조별 나눔을 하면서 서먹했던 분위기도 금세 바뀌어 친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이것이 젊은이들의 특권이자 장점이 아닐까요? 게다가 신앙 안에 함께 모여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받아들이니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어떤 이들이 참석하였는지 궁금하시지요?
천국을 살고 싶은 사람,
있는 그대로 존중할 수 있는 사람,
엄마 같지만 사실은 철부지,
하느님과 진솔한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
주위를 밝게 만드는 사람,
느끼는 사람,
앞만 보며 살아온 사람,
무지개 같은 사람,
눈이 맑은 사람,
행운이 많은 사람(럭키걸),
사랑이 넘치는 사람,
열정 성실 ENFJ,
하느님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딸,
따뜻한 사람,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
순수한 사람,
걱정이 많지만 그래도 행복한 사람,
취하길 원하는 사람...
얼마나 순수한 갈망이 담겨 있는지요! 첫 시작을 하며 우리는 젊은이들 안에 담긴 깊은 갈망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오리엔테이션 마지막에는 봉쇄 수도원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저안에서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일까 궁금했는데, 드디어 그 신비가 드러났습니다. 놀라움과 감동, 이런 흥미진진한 일이? 직접 보지 않고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오리엔테이션 후 묵주기도 영광의 신비를 노래와 묵상글을 곁들어 바쳤습니다.
젊은이들과 서로 교송으로 바치는 이 시간이 매우 친밀하게 다가왔습니다.
이어서 바친 저녁기도!
그레고리오 후렴, 라틴말이 어렵게 다가가지 않을까 했지만 수도원 전례 그대로를 젊은이들게 보여주고 싶었고, 함께 그들도 참여하도록 이끌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바치는 이 시간경 안에서 우리는 하루의 저녁시간을 성화(聖化)시키고 아울러 천상 뿐 아니라 지상 곳곳의 형제들과 하나로 일치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번 피정의 절정은 성체 앞에서 바치는 기도시간이었습니다.
성체 앞에서 침묵 중에 드리는 조배 시간!!!
개인 성체 강복 때에는 예수님께 젊은이들 각자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지향, 기쁨, 상처, 아픔 모두를 바쳐드리며 기도하도록 초대하였습니다.
그리고 성령의 일곱 은사 촛불에 불을 켜고, 은사를 하나씩 나누어 받으며 성령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들 마음 깊은 곳에서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이루어 가길 간절히 청하며...
주일 오전에는 한국 순교 성인들의 얼 속에 배론성지 순례를 하며 함께 기도하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는 시간을 갖기도 하였습니다. 새소리와 바람소리,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나뭇잎들 사이에서 하느님의 사랑과 이 소중한 모든 것이 우리를 위한 것임을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번 성령강림대축일 피정을 하며 우리들 감회도 참 새로웠습니다.
성령은 삼위(성부 성자 성령) 중에 가장 알려지지 않고 보이지 않는 분이시지만 그분 성격처럼 그렇게 보이지 않게 느껴지지 않게 활동하심을 굳게 믿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 젊은이들에게서 확연히 드러남을 볼 수 있었지요.
바람처럼... 어디서 불어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게 스쳐 지나가는, 그러나 위대한 힘을 지닌 성령의 현존! 성령을 청하고 성령께 의탁하는 이런 젊은이들이 있기에 세상은 그리 어둡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울고 아파하고 넘어지고 소리치지만 한 순간이라도 하늘을 바라보며 미소 지을 줄 아는 이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희망으로 넘치는 것 같습니다.
그들의 기쁨... 진솔한 나눔... 하느님을 향한 갈망, 간절한 기도에 감사드립니다.
젊은이들이여!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실망하지 마십시오!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우리와 함께 하시는 성령님을 신뢰하며
용감히 인생의 격류에 맞서 싸우십시오!
하느님은 언제나 늘 우리와 함께하시며
당신께로 이끌고 계십니다!
다시 일어서십시오!
그리고 그분의 품 안으로 안겨 드십시오!
사랑과 자비로 넘치는 그분의 품안으로!!!
또 가고싶은 피정이에요.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